안녕하세요.

긴 글이지만 잠시만 시간내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타지에 산다는 이유로 어머니가 아프신 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걱정할까봐 숨기신 어머니의 마음이 백번 이해되면서도, 미리 말했으면 더 일찍 준비도 하고 병원에 모셔갔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사실 저 뿐입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병원비와 수술비를 주변 여기 저기서 빌리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다면 커피 한잔 덜 마실걸, 여행 가지 말걸, 하는 후회들이 밀려와요.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 하시는 어머니는 수술이 끝난 이후에도 재활을 하셔야 합니다. 얼마나 힘드실지 가늠도 되지 않아요. 

주변에서 격려를 많이 받았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들도 그들의 삶이 있기에 금전적인 도움을 많이 주긴 어려웠을텐데 선뜻 손을 내미는 사람들도 있었고, 최선을 다 해서 해결 방안을 고민해주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참 감사하기도 한 요즘이네요.

저희 어머니는 상담사입니다. 원래 아픈 남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치유해주시던 분이 이제는 환자 본인이 되었네요.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시면서 내담자분들 걱정을 그렇게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아프시고 수술을 받으신다는 사실도 슬프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하시던 일을 못 하셔서 우울해 하시는 모습이 참 마음이 아파요. 얼른 수술도 받고 나아지셔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만약 여유가 안 되신다고 하더라도 속으로 저희 어머니의 쾌유를 한번씩만 빌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